Berkeley 양자물리 / 제1장 (3)

2019. 4. 10. 20:45Berkeley Ⅳ - Quantum Physics

14 기본입자의 생성-소멸 프로세스는 자연의 중요한 특성     

생성과 소멸 프로세스는 자연의 중요한 특성이다. 프로세스는 구슬의 충돌이나 화학반응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우리는화학반응은 분자들의 기본 구성요소가 재배열되어 새로운 분자가 생성되는 것이다라고 말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원자를 분자의 기본 구성요소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앞의 예에서는 충돌 후에 원래 입자들은 그대로 존재하면서 새로운 입자들이 생성되었다. 일반적인 물질들의 충돌은 구성요소들이 재배치되는 것으로 설명할 있지만, 기본입자의 생성-소멸 프로세스는 이런 식으로 설명할 없다. 소멸 프로세스의 가장 대표적인 예가 전자-반전자의 소멸이다. 전자와 반전자가 충돌한 전자와 반전자는 사라지고 감마선만 남는다.

 

15 기본입자인지 어떻게 있을까?    

어떤 입자가 기본입자인지 복합체인지 알아보려면 입자를 다른 입자와 충돌시킨 반응물들을 관찰하면 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해서 분자는 원자로, 원자는 전자와 원자핵으로,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있다. 그러나 원자핵을 부술 때는 원자를 부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원자핵은 원자보다 파괴하기 어렵다.

성능 좋은 입자가속기를 사용하면 양성자도 쪼갤 있다. 하지만 양성자와 중성자는 원자나 원자핵과 같은 방식으로 쪼개지지 않는다. 양성자를 쪼갤 때는 무언가 다른 일이 발생한다. 따라서 전자, 양성자, 중성자는 다른 기본입자들로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간주하자.

 

16 무한히 나눌 있는 물리학과 나눌 없는 물리학     

지금은물질을 무한히 나눌 있다 가정에 기초해서 물질의 이론을 구축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연히 그런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런 이론을 만들었다고 가정하면, 이론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 구리를 무한히 작게 나눌 있다고 가정해 보자. 구리조각을 계속 나누어 가면, 크기만 작아질 구리조각이구리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기 때문에, 작은 구리조각의 행동을 지배하는 물리법칙과 구리조각의 행동을 지배하는 물리법칙은 동일할 것이다. 따라서 물리계는 무한히 작게축소 있다. “무한히 나눌 있는 물질을 기술하는 이론 일반적으로 이런 특징을 가진다. 많은 면에서 고전물리학은 이런 특징을 갖고 있다. 무게가 1톤인 기계장치를 기술하는 물리법칙은 손목시계를 기술하는 물리법칙과 다르지 않다. 이처럼 거시계는 상당한 영역에 걸쳐 축소될 있다.

물질을 무한히 나눌 있다면 물리계가 축소되어도 물리법칙의 형태가 보존된다. 하지만 물질이 기본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면 물리법칙의 형태가 보존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 구리원자는 거시적인 구리조각과 다르다. 실제로 둘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거시계에 적용되는 물리학이 원자와 기본입자에도 적용될 선험적 이유가 없다. 

 

17 고전적 편견     

고전적 개념은 전자와 같은 기본입자를 기술하는 적절하지 않다 사실을 단순히 아는 것과, 실제로 그렇게 사고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경험이 말해주듯이 사람은 편견을 갖기 마련이어서, 한번 체득한 개념을 쉽게 포기하려 하지 않는다. 인간은 거시계에서 살기 때문에 고전적 편견을 갖고 있는데, 양자물리를 공부하려면 이런 편견을 극복해야 한다. 20세기 초의 대표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18 고전적 편견의 사례 - 전자의 셀프 에너지   

다음 질문을 생각해 보자. 전자는 전하를 띠고 있는데, 전하를 하나로 묶어 두는 필요한 힘은 얼마일까? 전자의 질량 고유질량(\(m_i\)) 셀프 에너지(역자: 전자를 만드는 데 필요한 정전기 에너지)에 의한 질량(\(m_e\)) 얼마일까?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기 위해 전자를반지름이 \(r\) 이고 전하밀도가 일정한 라고 가정해 보자. 같은 부호의 전하들은 서로 밀어내기 때문에, 전자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힘의 정체는 무엇일까?

전하를 모으는 필요한 정전기 에너지를 구하려면 모든 공간에 대해서 \((1/8\pi)\mathbf{E}^2\) 적분해야 한다.(역자: 이 책에서는 cgs 단위계를 사용한다. 처음에는 낯설지만, cgs 단위계를 사용하는 것이 물리적 의미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이렇게 계산하면 전자의 정전기 에너지는 \(W=\textstyle\frac{3}{5}(e^2/r)\) 이다. 전자의 전하분포가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계수는 달라진다. 전하가 고르게 분포한다고 가정하면 계수는 \(\textstyle\frac{3}{5}\)인데, 정전기 에너지가 \(e^2/r\) 비례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지 계수가 얼마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전자의 질량을 \(m=m_e+m_i\) 있는데, \(m_i\) 전자의 고유질량이고 \(m_e=W/c^2\) 정전기 에너지에 의한 질량을 나타낸다. 전자의 질량이 모두 셀프 에너지에 의한 (\(m=m_e\), \(m_i=0\))이라고 가정하면, 전자의 반지름은 \( r=1.7\times10^{-13}\text{ cm}\)이다. 전자의 크기가 아주 작다는 실험적 결과가 많기 때문에, 우리가 얻는 결과는 만족스럽다.

전자는 기본입자이기 때문에 점전하(\(r=0\)) 간주하면 어떨까? 이렇게 가정하면 셀프 에너지가 무한대가 되는 터무니 없는 결과가 나온다. 이것이 소위 말하는 셀프 에너지 문제다.

 

19     

전자의 셀프 에너지 사례에서 우리 가정에는 편견이 반영되어 있다. 전자를전하를 작은 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을까? 전자에 쿨롱의 법칙이 적용될 있을까? 정전기 반발력에 대항해서 전하들을 묶어 놓기 위해 힘이 작용해야 한다는 생각은 옳을까? 앞에서 전자는 기본입자이기 때문에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고 했는데, 전하를 묶어 놓는다는 생각은 전자가 구성요소들로 쪼개질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전자기학에서 정전기 에너지는전하를 하나씩 모으는 필요한 의미하기 때문이다. 전자가 구성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지 않다면 전자의 셀프 에너지도 쓸모없는 개념에 불과하다.

이제 물리학자들은 전자에 대해 고전적인 모델을 만드는 것이 의미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전자는 하전된 구처럼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전하를 묶어 두는 필요한 힘이라든지 셀프 에너지라든지 하는 것은 이상 중요하지 않다. 고전적 편견 때문에 우리는 답을 없는 질문에 매달리게 것이다. 하지만 셀프 에너지의 망령이 물리학에서 완전히 추방된 것은 아니다. 아직도 문제는 양자역학에 일부 남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